[Interview][Z인터뷰] ‘피고인’ 김민석 “유괴 심정 알기 위해 유치원 방문, 정말 나쁜 짓”

2017-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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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연나경 기자] 본격적인 인터뷰 전과 후, 해맑은 얼굴을 하고 취재진에게 너스레를 떨던 김민석은 여느 28세 청년들과 다르지 않았지만, 연기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진지했다. 더불어 부산에 계신 할머니 이야기가 나올 땐 속 깊은 손자였다. 그렇게 김민석의 반전은 1시간 남짓의 만남 내내 계속됐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김민석은 연기 변신에 성공할 수밖에 없는 배우였다. 2011년 Mnet ‘슈퍼스타K3’로 처음 대중 앞에 나온 뒤 tvN ‘닥치고 꽃미남 밴드’(2012)로 처음 연기를 시작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까지 5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조급할 수 있었지만 힘들었던 시간을 모두 배움이라고 생각했고, ‘태양의 후예’와 ‘닥터스’로 대박을 터트린 뒤 ‘피고인’을 통해 연기 변신을 해냈다.

김민석은 최근 종영한 SBS ‘피고인’에서 박정우(지성 분)의 감방 동기이자 도로교통법 위반 및 공무집행 방해로 구속기소 된 이성규 역을 맡았다. 이성규는 극 초반 감방 내 분위기 메이커로 비춰졌으나, 극의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김민석 역시 이성규에 몰입했고 그간 김민석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드라마 종영 뒤, 제니스뉴스가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김민석을 만났다. 이성규와 자신을 분리하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이성규에 대한 안쓰러움을 떨치지 못했던 김민석과의 대화를 이 자리에 전한다.

Q. ‘피고인’에 합류한 계기가 궁금해요.
이성규가 가지고 있는 짠함이 가장 컸어요. 뭔가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인물 같았거든요. 그리고 지성 선배님과 죽기 전에 한 번은 꼭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성 선배님 작품을 다 봤었거든요.

Q. 이성규가 짠하기도 했지만, 극적이기도 했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연기하는 것이 어려웠다기보다 ‘피고인’ 촬영을 하면서 정신이 많이 피폐해졌어요. 쉬는 시간에 집 밖에 안 나가려고 했던 것 같아요. 방송 보는데 살이 많이 빠진 게 보여서 놀랐어요.

Q. 이성규를 만들기 위해 특별히 했던 것이 있다면?
원래 작품에 들어가면 그 캐릭터가 되려고 노력을 해요. 그런데 유괴는 정말 엄청난 일인데 아이가 없는 상황에서는 피부로 와 닿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동네 유치원에 가서 아이들 귀가하는 것을 지켜봤어요.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데려가는 것을 보는데 제가 정말 극 중에서 정말 나쁜 짓을 했구나 싶었어요. 어느 순간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Q. 반전이 있는 캐릭터, 연기하면서 어렵지 않았나요.
교도소에 있을 때가 제일 고통스러웠어요. 죄를 짓고도 모르는 척하는 연기를 해야 했거든요. 그래서 나중엔 지성 형 눈도 못 마주치고, 연기하는 내내 감방에서 나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했어요. 나가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더 가슴 아프게 하는 하연이가 밖에 있었고 여러 상황이 겹쳐서 힘겨웠죠. 드라마 촬영 내내 제가 이성규라고 생각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Q. 동요 ‘산골짝에 다람쥐’를 부르면서 박정우(지성 분)에게 죄를 고백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애처롭고 슬프게 내 죄를 고백하고 싶었어요. 엔딩 신을 찍어본 적이 없어서 지성 형과 감독님께 조언을 많이 들었어요. 두 분은 섬뜩한 느낌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했었고요. 실은 이렇게 큰 파장이 있을 줄은 전혀 몰랐어요.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 같아서 그 장면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요.

Q. 첫 장르물 촬영하면서 장르물에 대한 욕심도 생겼을 것 같아요.
욕심은 있는데 제가 감당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드라마 끝나자마자 “당분간 밝은 작품”을 여러 번 외쳤거든요. 사람이 너무 어두워지더라고요.

Q. 전작과 다른 연기를 보여줬는데, 이성규와 ‘피고인’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시청자들이 배우 김민석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을 얻었어요. 시청자들이 알고 있는 저와 다른 면을 보여줘서 김민석이 다른 색으로 연기할 수 있구나 확신을 준 것 같아요. 아, 하연이도 얻었죠. (웃음)

‘닥터스’를 통해 삭발도 해봤고, 가요 프로 MC도 해서 핫한 사람처럼 비춰졌는데 그 뒤에 배우로서의 저를 어떻게 증명해야 하나 고민했어요. 그런데 ‘피고인’ 촬영하면서 가요 프로그램 MC 그만두고 작품 통해 배우로서의 저를 증명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어요.

Q. 해야 할 작품이 더 많아서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기도 많을 것 같아요.
단면적으로 보이는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연기하고 싶어요. 멜로도 좋고 시켜만 주신다면 열심히 해야죠.

Q.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만큼, OST 작업에도 관심이 있을 것 같아요.
노래를 좋아해서 연습생을 시작했지만, 노래에 대한 매력을 못 느낄 찰나에 연기에 매력을 느껴 연기자로 전향했어요. 노래를 좋아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밝은 드라마의 OST 한 곡쯤은 불러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Q. 계속 좋은 선배들과 함께했는데 다른 작품에서 함께하고 싶은 선배가 있을까요?
tvN ‘오 나의 귀신님’을 기겁하면서 봤어요. 조정석 선배께서 강선우 셰프를 연기하셨는데 너무 잘하셔서 소름이 끼쳤죠. 제가 닮고 싶은 사람이기도 해요.

Q. 앞으로의 계획은?
이번에는 좀 길게 쉴 생각이에요. 부산에 내려가서 할머니랑 오래 있고 할머니 원하시는 대로 다 해드리고 싶어요.

Q.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자기 할 몫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아직은 경험이 너무 부족하지만 계속 선배님들과 작업하며 배우는 것이 첫 번째인 것 같아요.


사진=하윤서 기자 h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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