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Z인터뷰] '비정규직 특수요원' 강예원 "배우도 비정규직, 늘 불안해"

2017-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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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어느덧 17년차 배우가 됐다. 지나 온 시간만큼이나 여러 경험을 했다. ‘해운대’(2009)로 천만 관객의 기쁨도 맛봤고, ‘하모니’(2009)를 통해 나문희-김윤진 같은 대선배와도 호흡을 맞췄다. ‘퀵’(2011)을 통해 치열한 여름 블록버스터 시장에서 달콤한 승리를 맛보기도 했다. 이후 꾸준히 주연작의 필모를 쌓아온 강예원. 흥행의 굴곡이야 어찌 없겠냐만 이제 우리 충무로에서 원톱이 가능한 당당한 여배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느끼는 그에 대한 모습과 강예원이 직접 느끼는 상황은 다소 온도 차이가 있었다. 최근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으로 돌아온 강예원은 영화 속 ‘영실’의 모습에서 자신의 예전과 지금을 봤다. 정규직이 되기 위한 국정원 댓글알바의 고군분투가 화려한 여배우의 삶과 닮았다면 다소 의아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강예원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불안하다”라고 말한다. 배우 역시 ‘비정규직’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카페에서 배우 강예원과 제니스뉴스가 만났다. 영화 ‘비정규직 특수요원’처럼 재미있고 유쾌한 이야기부터, 진지한 이야기까지. 여러 분위기를 넘나들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건 본인은 “단순하다”고 손사래치고, 남들은 “쿨내 진동한다”고 말하는 강예원의 성격 덕분이었을 것이다.

외모를 엄청 망가뜨린 여성 캐릭터로 돌아왔다.
망가진 적 없는데 자꾸 망가졌다고 한다. 하하. 망가진다는 분장을 하긴 했는데, 전 사실 예쁘게 세팅하는 걸 더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프랑스 영화에서처럼 일상적인 분장이 참 예뻐 보인다. 오히려 화장을 세게 하는 사람들은 예뻐 보인 적이 없다. 영화라는 건 리얼리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더 그런 것 같다.

장영실은 비정규직이라는 설정의 인물이다. 그래서 늘 자신감이 없고 기가 죽어 있는 게 안타까웠다.
늘 불안한 거다. 그래서 다음이 보장돼있지 않다는 게 참 공포스러운 일이다. 사실 배우도 그렇다. 항상 작품이 있는 게 아니다. 장영실의 내일이 나의 내일 같았다. 영화에 ‘저 정규직 아니면 안 돼요’라는 대사가 있다. 그 대사 때문에 이 작품을 선택했다. 정말 저도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늘 불안하다.

그렇다고 보기엔 강예원 씨는 당당한 편 같은데.
저 역시 자신감이 남아도는 스타일이 아니다. 제가 살기 위해 노력하고, 더 많이 배우는 편이다. 그러면 자신감이 조금 채워지고, 그것이 살아가는 원동력이 된다. 전 제 일이 재미있다. 그래서 열심히 한다. 제 일이 고맙고, 많이 소중하다. 그런 부분이 장영실과 또 닮았다. 장영실도 끊임없이 노력한다. 힘들어 죽을 것 같아도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사람이다.

열심히 하는 거 알 것 같다. 개와 몸으로 대화하는 신, 정말 고생이 많았겠다.
참 외롭고 슬펐던 것이, 어떻게 연기하라고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대본에는 그냥 “멍멍”이라고만 쓰여있는 신이었다. 채아에게 “연기를 계속할 수 있을까?”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채아 역시 그 신을 찍는 절 보면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어려운 지점이었다. 코미디라는 게 참 무섭다. 제가 연기를 잘 못하면 그 신이 망가지고, 영화 전체의 톤 앤드 매너가 달라질 수 있었다. 약간만 오버해도 영화가 훅 가는 부분이다. 그래서 더 예민했었던 것 같다.

한채와 씨와 호흡이 좋아 보인다. 예능도 함께 나왔고, 대화에서 친근함이 느껴진다.
같이 있으면 편하고 재미있다. 친한 사람이랑 함께 일하니, 일처럼 느껴지지도 않았고 의지도 많이 했다. 영화 끝나고도 매주 연락했다. 사실 요즘 사회가 전화보다 문자가 편한 세상이다. 가까운 사람이랑만 전화하게 된다. 하지만 그냥 전화를 막 할 수 있는 사이다. 그 정도면 서로의 마음이 많이 오픈됐다고 생각된다. 병원도 같이 다니고, 꽃꽂이도 하고, 요리도 배우려고 같이 등록해놨다. 병원도 함께 다닌다.

보통 여배우들이 함께 연기하면 소위 ‘기 싸움’에 대해 묻곤 하는데.
보통 기 싸움이 없다고 이야기들 하지만, 전 연기는 기로 하는 거라 생각한다. 그게 배우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기운을 전달하는 사람이다. 단어가 기 싸움이라고 하여 싸운다는 의미가 아닌 거다. 성격이 맞았냐고 묻는다면 전 채아랑 너무 편했다. 저도 불편한 게 있을 때 매니저를 통해서 말을 건네는 편은 못 된다. 오히려 센 캐릭터랑 일하는 게 참 편하다. 서로 쿨하니까 문제 될 게 없다.

여성 투톱 영화라 책임도 느꼈을 것 같다.
그보다는 ‘재미있는 영화’라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여자만 나와서 이 영화가 안될 거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배우 라인업이 좋아도 흥행에 실패하는 영화도 많다. 하지만 영화가 재미있고 좋은 영화는 좋은 날이 오는 영화들도 있다. 이를테면 ‘럭키’가 잘 될 때 배우로서 정말 기분 좋았다. 그래서 저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에 비춰보면 맞는 말 같다. 그간 정말 다양한 캐릭터를 해왔다.
사실 캐릭터보다는 이야기를 보는 편이다. 캐릭터는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다. 그건 제가 만들어 가야 하는 몫이다. 전 단순한 스타일이라 작품에 몰입하기 쉬운 편인 것 같다. 이것저것 따지기보다는 훅 들어가는 게 목표다. 그래서 철도 안 들려고 한다.

그럼 강예원은 동물적인 감각의 연기자다?
맞다. 카메라 감독님들이 제게 “동물 같다”고 하신다. 제가 리액션이 솔직한 편이다. 그래서 리허설도 좋아하지 않는다. 카메라가 제 리액션에 배려해줬으면 싶다. 하하. 그래서 제가 카메라에 맞추기 보다는 감독님이 카메라로 절 따라오신다. 사실 카메라를 의식하고 연기하면 연기하는 내내 계산을 해야 한다. 그럼 감정의 표현에 한계가 있다.

이번 작품을 마치고 다른 목표가 있다면?
도전하고 싶은 건 많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도 좋고, 엄청난 스펙터클을 자랑하는 작품도 좋다. 아! 스릴러 장르는 꼭 도전해보고 싶다.


사진=하윤서 기자 h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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