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Z인터뷰] ‘미씽나인’ 정경호 “10년째 재발견, 다음에도 또 듣고 싶어요”

2017-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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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10년 동안 연기를 했는데 늘 ‘정경호의 재발견’이라는 말을 해주셔요”

정경호는 최근 종영한 MBC ‘미씽나인’에서 서준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높은 인기를 누리던 밴드 드리머즈의 리더 출신이자, 이미지 바닥의 생계형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인물을 연기했다.

드라마의 특성상 다양한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나오고 이로 인해 극이 무거워질 수 있었다. 하지만 정경호는 극 안에서 허당기 가득한 모습으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더불어 라봉희 역을 맡은 백진희와는 애틋한 멜로 연기로 극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많이 남겼던 ‘미씽나인’이지만, 그 안에서 제 역할을 다했기에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제니스뉴스는 지난 14일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정경호를 만났다. 그는 인터뷰에 앞서 출연진들과 1박 2일 여행을 다녀오며 종영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정경호는 함께한 배우들과 스태프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헤어지기가 너무 아쉬워서 함께 여행을 다녀왔어요. 저희가 제주도에서 3개월 정도 함께 촬영했었거든요. 그래서 촬영한 기간을 다 합치면 6개월 정도 돼요. 정이 정말 많이 들었어요. 작품에 아쉬움이 많았던 만큼 헤어지기가 더욱 아쉬웠던 것 같아요”

‘한국형 재난 드라마’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미씽나인’은 극 초반 무인도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 극한 상황에서 보여지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들과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까지,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기 충분했다. 하지만 중반부를 넘어서며 ‘미씽나인’은 개연성을 잃은 전개로 혹평을 받았다. ‘용두사미 드라마’라는 안타까운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작가님, 감독님, 배우들 모두 ‘미씽나인’을 통해 9 명의 휴머니즘을 그리고 싶어 했어요. 다만 최태호(최태준 분)라는 인물이 벌려놓은 일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미스터리 쪽으로만 흘러갔던 것 같아요. 분명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미스터리에 대한 해결을 빨리 짓지 못했죠. 조금 틀어진 부분이 있긴 했는데, 그 지점에서 합의점을 잘 찾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해서 촬영 분위기가 이상하거나 그랬던 것은 아니었어요. 현장 분위기는 정말 좋았어요”

마지막회 전국 평균 시청률은 4.2%(닐슨코리아 집계)로 아쉬운 막을 내렸다. 마지막 에필로그 장면이 화제가 됐는데, 해당 신에서 “망했다”라는 인물의 대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작품을 두고 돌려 표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시청률이 아쉽긴 했죠. 저만 고생한 것이 아니라 배우들, 스태프 모두가 고생해서 만든 작품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저희가 해야할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시청률에 많이 연연하진 않았어요.

에필로그 장면은 인물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삽입했어요. 감독님의 의견이 반영돼서 찍은 거고요. 물론 그 장면에 대한 설명이 조금 부족하긴 했어요. 너무 미화된 것이 아니냐는 말도 있었죠. 최태호가 같이 웃으면서 페인트칠을 하고 있었으니까요. 저희가 '망했다'라고 한 것은 페인트칠을 정말 망쳐서 했던 거예요. 그냥 나온 대사인데 의미심장한 것처럼 됐네요”

극의 재미를 위해 망가짐도 마다하지 않았다. 누더기를 입고 무인도를 누비고, 지뢰를 밟아 당황하는 코믹 연기에, 비닐봉지 옷까지 입으며 다채로운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는 정경호가 다른 어떤 인물보다도 서준오를 연기하고 싶었던 이유였다.

“저는 서준오가 너무 재밌었어요. 제가 최태호를 해야 했다면 ‘미씽나인’을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악역이 많이 주목받았지만, 저에게 또 기회가 와도 서준오 역할을 할 것 같아요. 망가지는 것은 전 괜찮아요. 오히려 그냥 편안하게 앉아서 대사를 하는 것보다 비도 맞고, 바다에도 빠지면서 움직이는게 오히려 좋더라고요. 물론 비닐봉지 옷까진 입지 않으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시키셨어요(웃음)”

드라마의 흥행여부와 상관없이 정경호는 뛰어난 연기로 주목받았다. 10년 째 배우의 길을 얻고 있는 정경호만의 캐릭터 표현법이 궁금했다.

“아직은 제가 많이 부족해요. ‘어떤 역할에 빙의해서 했다’라는 말이 저에겐 쑥스러워요. 저는 우선 어떤 역할이던 꾸미지 않으려고 해요. 최대한 편하게 보여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가진 장점이 무엇인지, 잘 할 수 있는 것이 뭔지 고민을 하고요. 요즘은 워낙 다양한 색깔로 연기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에 대해 함부로 얘기할 수 없어요. 표현하는 방법이 다양해져 버려서 어떤 색깔을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시청자들에게 부담 없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이 먼저라 생각해요”

다양한 역할, 다양한 장르를 계속 도전하고 싶다는 정경호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연기 필모그래피를 탄탄하게 넓혀가고 있는 정경호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특별한 수식어를 얻고 싶진 않고요. 다음 작품에서도 ‘정경호의 재발견’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사진=하윤서 기자 h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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