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Z인터뷰] '원스텝' 산다라박 ① 오래 간직하고픈, 연기 향한 그의 원스텝

2017-04-07
조회수 318

[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영화 배우로서 첫 인터뷰 자리에 나선 산다라박은 내심 많이 떨렸을 터다. 아이돌 출신의 연기자에게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드리우는 관객들이다. 하물며 언론 및 평단의 시선은 더욱 박하다. 결국 영화 ‘원스텝’이 언론에 공개됐고, 산다라박의 연기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 그래서 더욱 마음 졸였을 것이다.

그러나 산다라박은 당당했다. 그 모습은 국내 최정상 걸그룹 출신이기에 나오는 여유와 도도함이 아니었다. 단지 모든 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배움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신인 배우의 모습이었다. 당초 기자들 중에는 날 선 질문을 준비한 이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다. 인터뷰 자리엔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산다라박에게 응원의 한 마디를 보태는 자리가 됐다.

색청이라는 장애를 넘어 사회로 첫 발을 내딛는 ‘원스텝’의 ‘시연’처럼, 영화 배우로 첫 걸음, 원스텝을 내딛는 산다라박과 제니스뉴스가 나누었던 이야기를 이 자리에 전한다.

첫 스크린 데뷔작인데, 본인의 만족도는 어떤가?
제가 어떤 일에서든 만족을 잘 못하는 편이다. 그래서 아쉬움은 남는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이다. 하하. ‘원스텝’을 통해 많이 배웠다고 생각하고 싶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음악 영화라는 지점에서 굉장히 끌렸던 작품이다. 카메라나 대중 앞에서는 일은 익숙했다. 그래서 첫 영화라는 부담에 비해 편하게 결정했다. 하지만 개봉이 다가오니까 많이 떨린다.

아이돌 출신의 연기자에 대해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드리우는 편인데. 걱정되는 지점이겠다.
일단 마음의 준비는 했다. 사림이 한 번에 변화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전 꾸준히 변화된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드리는 편이었던 것 같다. 혹평도 잘 받아들이고 배우면서 차근차근 해나가고 싶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살려나가고 싶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YG 내에서 연기 수업은 어떻게 진행됐나?
재작년까지 소속사 내부 연기 클래스에서 레슨을 받았다. 지금 YGK+ 모델 친구들, 신인 배우들과 함께 수업을 들었다. 그런데 영화에 캐스팅 되고, 후배들이 레슨에 많이 들어오니까, 선생님께서 “넌 이제 그만 나와”라고 하셨다.

그럼 연기 클래스를 졸업한 셈이다. 이제 실전 경험을 쌓는 것만 남았다.
제가 현장에서 많이 느는 스타일이다. 가수 활동 때도 리허설에 비해 본방이 좋았다. 앞으로 선배님을 많이찾아갈 생각이다. 앞으로는 선배님들을 많이 찾아 뵐 생각이다. 주변에 좋은 선배님들이 많다. 강혜정 선배를 찾아간 적도 있고, 임예진 선배님한테도 조언을 듣기도 했다. ‘치즈인더트랩’에 들어가기 전엔 유인나 언니를 만나려고 한다. 제 고민을 이야기 했더니 언니가 대본 들고 집으로 오라고 했다.

극중 시현은 ‘색청’을 앓고 있다. 그걸 치유하며 사회에 발을 내딛는 과정을 그렸는데, 어쩌면 영화계에 첫 발을 딛는 본인의 상황과 닮아 있을 수도 있겠다.
시현이는 어두워 보이는 아이다. 기억도 없고, 가족도 없고, 색청으로 인해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다. 조용하고 슬픈 표정이 저와 많이 닮았다고 느꼈다. 저 역시 평소 모습은 밝지만 저를 아는 분들은 “차분하다”고 말하는 편이다. 낯 가림도 심하고, 두려움도 많다. 제가 생각했던 시현이의 모습엔 자신감이 없는 모습이 있었다. 나중에 제가 보는데도 ‘내가 저렇게 연기했나?’ 싶을 정도로 힘없어 보이는 모습도 있었다. 그래서인지 “연기에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아직 캐릭터 분석이 서툴었던 지점 같다. 보다 배워 나가면서 더 깊이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색청이라는 증상이 소리를 색으로 느낀다는 질환인데, 일반인에겐 굉장히 낯설다. 참고한 레퍼런스가 있을가?
워낙 희귀한 증상이라 자료를 찾을 수 없었다. 레퍼런스도 구할 수 없었다. 그저 상상으로 연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소리가 색으로 보이는 것처럼 허공에 대고 연기를 했다. 그래서 후반 작업이 어찌 됐을지, 결과물이 더 궁금했던 것 같다.

만약 지금까지 해왔던 자신의 음악을 색깔로 표현한다면?
힙합은 역시 블랙이다. 검정색으로 스웨그가 표현될 거다. 어쿠스틱은 흰색일 것 같다. 여기에 제가 노래를 부르면 오렌지색이 되는 것 같다. 전 제가 오렌지색 같다. 그래서 마이크 색도 오렌지로 맞췄다.

이번 영화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2NE1 시절과 장르가 완전 다르다.
안 그래도 녹음하러 갔을 때 당황했다. 2NE1 때는 랩에 가까운 파트를 담당했고, 발음도 멋 부려서 하는 게 많았다. 그러나 이번엔 깨끗하고 청아하게 불러야 했다. 다만 저와 음색이 맞아서 다행인 부분은 있었다. 그래도 익숙하지 않는 장르여서 힘들었다. 연습생들이 연습하는 곳을 빌려서 매일매일 연습했다.

맞다. 어쿠스틱, 포크와 어울리는 목소리다.
지인들이 “이 노래가 너와 더 잘 어울린다”고 해줬다. “목소리도, 이미지도 어울린다”고 했다. 어쩌면 ‘원스텝’을 통해 제 음악 세계도 변화가 올지도 모르겠다. 하하. 제게 이런 목소리가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러나 연기를 하기엔 조금 힘이 약한 목소리이기도 하다.
사실 목소리 톤은 노래를 할 때도 많이 듣던 지적이었다. “슬픈 노래를 부르는데 넌 너무 행복해 보여”라는말을 들었다. 그래서 파트가 확 줄은 적도 있다. 아직까지도 제 단점이라 느끼는 부분이다. 이번 영화도 슬픈 내용이기에 ‘목소리가 튀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많았다. 저음으로 해보려고 했는데, 결국 대사가 길어지면 제 목소리가 나왔다. 타고난 톤은 정말 바꾸기 어려운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이 톤을 장점으로 바꿀 수 있을 지 고민 중이다.

그래도 배우 출신이 무대에 서는 연기를 하는 것보다 훨씬 안정적인 연기가 나온다고 봤다.
감사하다. 제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이었고, 그래서 잘 표현된 것 같다. 밴드와 호흡도 좋았다. 2NE1 공연 때 밴드와 함께 해본 경험도 있다. 무엇보다 제가 밴드를 좋아한다. 같이 음악 이야기도 많이 나눌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경험 같다.

전재홍 감독과 작업은 어땠나?
너무 잘해주셨다. 남자 배우에게는 모르겠지만 여자 배우에게는 참 잘해주셨다. 자세한 디렉션을 주시기 보다는 촬영 전에 리딩을 많이 했다. 대사를 제가 편한 말투로 고쳐주셨고, 아이디어가 있으면 제시하라고도 하셨다. 그 과정이 많이 즐거웠다.

저예산 영화라 힘든 지점도 있었을텐데.
너무 추웠다. 대신 감독님이 굉장히 빨리 찍어주셔서 다행이었다. 밤샘 촬영도 별로 없었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주셨다. 그래서 저 역시 최선을 다해 찍었던 것 같다.

한재석과 호흡을 맞췄다.
대선배님이신데다가, 외모도 너무 조각 같으셨다. 그래서 ‘차가우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했다. 하지만 먼저 다가와 주셨다. 현장 분위기를 제일 잘 띄워주시는 역할이었다. 후배 입장에선 긴장도 되고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는데, 농담도 많이 하시고 대사도 많이 맞춰주셨다.

해외 활동 이력이 있어서, 해외 작품도 노려볼 만 한데.
감사하게도 필리핀 쪽에서 계속 러브콜이 온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필리핀 배우와 함께 하는 로맨틱 코미디물을 조율 중이다. 제안을 준 회사가 필리핀에서 가장 큰 영화제작사다. 저와는 가족처럼 지내는 곳이라 많은 기대 중이다.

영화 '원스텝'은 어떤 의미로 남을까?
제가 처음 시도한 영화이기도 하고, 작은 영화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장 부족한 작품으로 남을 수도 있을 거 같다. 사실 제가 이젠 연차가 있어서 인지 떨 일이 없다. 하지만 이번 영화 첫 무대인사 때 너무 떨었다. 주변에서 "떠는 것 처음 본다. 공연 때 몇만 명 앞에서도 안 떠는 애가..."라고 했다. 그 감정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 아픈 손가락처럼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영화다.

▶ 2편에서 계속


사진=하윤서 기자 hays@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