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Z인터뷰] '심야식당2' 코바야시 카오루, "벌써 9년째, 마지막 영업 늘 각오 중이다"

2017-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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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이라샤이마세!”

어쩐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우렁찬 소리가 들릴 것 같은 좁은 골목의 작은 이자카야. 그러나 ‘심야식당’의 ‘마스터’(코바야시 카오루 분)에겐 그런 큰 환영 인사는 없다. 그러나 느릿하고 낮은, 따뜻한 목소리로 손님을 맞는다. 가게에 들어와 몇 안 되는 메뉴에 실망하면, 그것은 큰 실수. 이 식당의 마스터께선 고객 맞춤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으니, 재료만 있다면 그 어떤 메뉴도 만들어 주는 마음 좋은 주인이다. 마약보다도 더 중독성 있는 음식을 파는 곳, 바로 ‘심야식당’이다.

어느덧 9년 째 영업을 해온 ‘마스터’ 코바야시 카오루가 한국을 찾았다. 이번에 그가 차려온 음식은 ‘심야식당2’다. 지난 2015년에 이어 벌써 두 번째인 특별 코스, 이른바 극장용 코스 요리가 되겠다. ‘심야식당’의 마스터처럼 요리를 잘 하는 건 아니었지만, 인자한 미소와 따뜻한 눈빛은 똑같았던 코바야시 카오루. 특히 언젠가 다가올 ‘심야식당’의 영업 종료를 이야기할 때 지은 쓸쓸하면서도 인자했던 옅은 미소는 ‘마스터’의 그것과 닮아있었다.

제니스뉴스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만났던 코바야시 카오루와 나눈 이야기를 이 자리에 전한다.

'심야식당' 시리즈가 아시아권에서 큰 인기다. 실감하는가?
그 인기 덕분에 두 번째 영화가 나오게 됐다. 인터넷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심야식당’으로 느꼈다. 일본에서 방송이 되면 유튜브에 올라오고, 한국어 자막이 바로 떠서 나왔다. 그 다음 시리즈부터는 중국어 자막까지 떴다. 정말 놀랐다. 오랜 시간 ‘심야식당’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저와 스태프 스스로도 놀라고 있다. 한국, 중국, 대만 등 여러 나라에서 시청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놀랍다. 일본 외에 다른 곳에서 ‘심야식당’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에 대해 정말 감사 드린다.

내한 행사를 통해 ‘심야식당’의 여러 팬을 만났다.
우리 입장에서 한국은 외국이다. 외국에서 “’심야식당’ 팬이다”라는 말을 들으면? ‘에? 진짜?’하는 느낌이 있다. 기쁨이 담긴 놀람이다. 기자 분들도, 연예인들도 많이 좋아한다고 말해줘 기뻤다. 이번에 홍석천 씨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 갔다. 매장의 비전에 ‘심야식당’이 나왔다. ‘심야식당’을 좋아한다는 말들이 립서비스가 아닌 진심인 것 같아 더욱 감사하다.

각국에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리메이크도 되고 있다.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에서는 뮤지컬로도 나왔고, 대만에선 대만판으로, 중국에선 영화로 나온 걸로 알고 있다. 이렇게만 세어봐도 벌써 네 명의 ‘마스터’가 나온 셈이다. 각 나라의 문화가 다르다. 그걸 ‘심야식당’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버전이 만들어진다는 것이 ‘과연 전례가 있었나’ 싶다. 각 나라에서 극장판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맞다. 각국의 문화가 다르다. 이번 에피소드 중에 스님과 결혼 사실을 외치는 xxx가 등장한다. 일본과 달리 한국의 승려들은 결혼을 못한다. 한국의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던 대목이다.
진짜인가? 한국의 스님들은 절대 결혼을 못 하는가?

절대 못한다.
전혀 몰랐다. 일본에선 출가한다는 것이 다른 의미로 쓰인다. 아마 300~400년 전부터 가정을 꾸리는 문화가 생겼던 걸로 알고 있다.

그렇게 각국의 문화가 다른데도 ‘심야식당’의 매력은 통한다.
설정 자체가 흥미로운 드라마다. ‘심야식당’이라는 가게는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킨다. 각각의 개성을 가진 손님들이 각자의 사정을 가지고 가게를 찾는다. 그것을 풀어놓고 이야기를 그려간다. 매 회 인물이 바뀌고 사연도 바뀌고, 그에 맞춰 음식도 바뀐다. 지루할 수가 없는 드라마가 바로 ‘심야식당’이다.

음식이라는 요소도 통한다. 혹시 한국의 ‘먹방’ 문화를 알고 있나?
모른다. 먹방이 뭔가?

음식 먹는 모습을 인터넷 라이브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응용해서 TV 프로그램도 나온다.
그런 것이 있는 줄 몰랐다. 요리의 즐거움이 있고, 그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는 알겠다. 레시피 같은 정보 전달을 할 수도 있다. 그런데 먹는 걸 보는 게 왜 재미있을까? 그 맛을 알지도 못하는데, 정말 ‘먹방’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건가?

많다. 세계적으로 한국의 먹방이 인기다. 일본의 프로그램을 예로 들자면 ‘고독한 미식가’ 같은 재미를 본다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아 알겠다. ‘고독한 미식가’의 마츠시게 유타카 씨도 참 말 없이 먹기만 한다. 그 맛을 머리로 상상해서 설명하고.

많은 사람이 궁금해할 질문을 하겠다. 9년 동안 ‘마스터’로 요리해온 코바야시 카오루의 실제 요리 실력은?
전혀 비례하지 않는다. 음식 하는 건 참 귀찮은 일이다. 독신일 땐 통조림 사서 밥에 비벼먹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가정이 있고, 아이도 있다. 예전처럼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면 안 된다’라는 시대가 아니다. 뭔가 돕기는 도와야 한다. 분명 무언가를 돕기는 돕고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돕는지?
제 아내는 음식을 만들 때 단계별 진행을 잘 한다. 재료를 먼저 준비하고, 다듬고, 육수를 내고, 착착착 진행이 된다. 근데 전 그런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무리다. 그저 그릇에 옮겨 담는 정도를 하는 것 간다. 그래도 하기는 하는 거다. 하하.

하하.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내오는 마스터처럼, 가족을 위해 음식을 내오는 모습은 우리의 상상 속에만 그려야 하는 거였다.
오히려 묻고 싶다. 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이 어렸을 때 요리를 자주 해줬는가?

아버지께 죄송하지만, 물론 그건 아니다.
저도 그렇다. 그래도 혼자 있을 땐 나름 잘 챙겨 먹는다. 백화점 식품매장에서 회를 사고, 굴 튀김 같은 걸 사온다. 집에서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된다. 완두콩 같은 건 그냥 껍질 채로 삶으면 되니까 할 수 있다. 두부 같은 건 통째로 튀겨서 간장을 뿌린다. 이렇게 하면 훌륭한 안주상이 나온다. 맥주랑 함께 하면 정말 맛있다. 마치 내가 요리를 해냈다는 착각도 일으킨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그 이상은 무리다.

일본이 인스턴트 음식의 강국이라 다행이다.
하하. 맞다. 슈퍼에만 나가도 인스턴트 제품이 많다. 가져와서 익히기만 하면 된다.

인터뷰에 허락된 시간도 어느덧 다 됐다. ‘심야식당’도 어느덧 9년이 됐다. 언젠가 식당의 문을 내려야 할 날도 올 거다.
‘심야식당’의 마지막은 늘 각오하는 부분이다. 이번 시즌이 마지막일 것이라 늘 생각한다. 시즌이 끝날 때 차기 시즌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그래서 더욱 더 ‘이번이 끝이다’라는 마음으로 연기한다.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없다. ‘심야식당’도 언젠가 자연스럽게 마지막 음식을 내놓게 될 것이다.


사진=디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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