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tainment][38th 청룡영화제] 역사의, 감격의, 추모의 눈물 담은 청룡(종합)

2017-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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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누구는 감격의 눈물을, 누구는 추모의 눈물을, 누군가는 위로의 눈물을 흘렸을 청룡영화제였다.

제 38회 청룡영화상이 25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전당에서 열렸다. 이날 시상식은 영화 ‘택시운전사’와 ‘아이캔스피크’ 그리고 ‘박열’이 여러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일제강점기 시대부터 민주화 시대까지 대한민국의 가슴 아픈 근현대사를 어루만진 작품들이었다.

최고 영예인 최우수작품상은 영화 ‘택시운전사’가 차지했다. ‘택시운전사’는 남우주연상, 음악상, 최다관객상까지 거머쥐며 총 4관왕을 차지했다. 

‘택시운전사’를 제작한 박은경 더 램프 대표는 무대에 올라 “저희가 가끔 망월동에 갔었다”면서 수상소감의 말문을 열었다.

박 대표는 “많은 묘비명 중에 기억나는 묘비명이 있다. 작년에 돌아가신 분이셨다. ‘그날 동지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고 평생 괴로워하셨던 아버지, 이제 동지 곁에서 편히 쉬소서’라고 적혀 있었다”면서, “우리에게 이 큰 상을 주신 건 아픈 현대사에 대한 위로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주변을 숙연케 했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는 “영화 개봉 전엔 ‘그간 상처와 고통 속에 살아온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시건방진 생각을 했다”면서, “개봉 후엔 오히려 관객분들이 저희에게 많이 부족했지만 애썼다면서 위로를 해주시는 거 같아서 부끄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택시운전사’는 우리 가슴 속 마음에 대한 이야기 같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낄 미안한 마음을 담고 싶었다. 트로피도 중요하고, 천만 관객도 중요하지만, 그 미안한 마음을 되새겨봤다는 게 가장 큰 영광이다”라고 덧붙였다.

위안부 피해자를 소재로 한 영화 ‘아이캔스피크’는 김현석 감독이 감독상을, 나문희가 여우주연상을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김현석 감독은 “나문희 선생님을 축하하러 온 자리였는데…, 배우들 덕분에 이 자리에 오른 것 같다”면서, “결함도 있는 영화다. 그럼에도 상을 주신 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부채의식인 것 같다.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기스타상까지 받으며 개인적으로 2관왕을 차지한 나문희는 “동료들이 많이 (세상을) 떠났는데, 저는 남아서 이렇게 좋은 상을 받는다. 늙은 나문희에게 큰 상을 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저는 남아서 열심히 하겠다”라며, “나의 친구 할머니들, 저 이렇게 상 받았다. 다들 열심히 해서 상 받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예로운 상인만큼 감격의 눈물을 흘린 이도 많았다. 특히 무명의 시간을 거쳐 상을 거머쥔 남우조연상의 진선규, 여우조연상의 김소진, 신인여우상의 최희서가 그랬다. 특히 영화 ‘범죄도시’에서 “실제 조선족이 아니냐”는 오해를 샀을 정도로 실감나는 연기를 했던 진선규는 이날 시상식에서 가장 인상적인 소감을 남겨 많은 박수를 받았다.

먼저 진선규는 “중국에서 온 사람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라며, “여기 오는 것만으로도 너무 떨려서 청심환 먹었는데, 상을 받을 줄 알았으면 하나 더 먹어야 했다”고 말해 주변을 폭소케 했다.

이어 “제가 40년간 도움만 받고 살아 감사해야 할 사람이 너무 많다”면서, 와이프, 고향 친구들, 소속사 대표, 20년간 연기해온 극단, 그리고 ‘범죄도시’의 스태프와 동료 배우 마동석, 윤계상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며 많은 눈물을 훔쳤다.

‘더 킹’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김소진은 “제 경험에 비해 너무도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소감을 아꼈지만, 감격 어린 표정만으로도 많은 감동을 안겼다.

‘박열’의 가네코 후미코로 신인여우상을 최희서는 “영화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를 세상에 나오게 해준 이준익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모든 스태프의 이름과 얼굴을 한 분 한 분 기억하고 있다. 영원히 기억하겠다. 앞으로 영화 하면서 많은 작품을 만나고 많은 캐릭터를 만나고 헤어질 거 같다. 하지만 '박열'의 가네코 후미코만큼은 제가 헤어지기 싫다”고 말했다.

또한 “자서전을 읽고 너무 강렬해서 감독님께 ‘마지막 대사로 하고 싶다’고 말한 구절이 있다. ‘산다는 것은 그저 움직이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나의 의지대로 움직인다면 죽음을 향하더라도 삶의 부정이 아니라 긍정이다. 매 순간 나의 의지대로 나아가는 배우가 되겠다”라고 덧붙였다.

여러 의미의 눈물을 흘렸던 청룡영화제는 차태현의 추모사와 함께 영상을 통해 최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故 김주혁을 비롯 지병 등을 이유로 소천한 김지영, 김영애, 윤소정을 추모했다.

김주혁과 친분이 깊었던 차태현은 “2017년은 안타깝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 보낸 해로 기억할 거 같다. 아직 미소가 잊혀지지 않는다. 그 인자함도 잊혀지지 않는다. 미처 작별 인사도 못했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날벼락 같은 이별을 해 아직도 가슴이 먹먹하다”고 애절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정말 행복했던 추억들 영원히 간직하겠다. 누구보다 훌륭했던 영화인이셨던 것을 기억하겠다. 하늘에서 부디 아프지 마시고 편안하시길 빌겠다. 정말 많이 보고 싶다. 사랑한다”고 말해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 제 38회 청룡영화상 수상 목록 

신인남우상=도경수(형)
신인여우상=최희서(박열)
최다관객상=택시운전사
신인감독상=이현주 감독(연애담)
기술상=권귀덕 스턴트감독(악녀)
촬영조명상=조형래 촬영, 박정우 조명감독(불한당: 나쁜놈들의 세상)
편집상=신민경 편집감독(더 킹)
음악상=조명우 감독(택시운전사)
미술상=이후경 감독(군함도)
각본상=황동혁 감독(남한산성)
청정원인기스타상=나문희, 설경구, 조인성, 김수안
남우조연상=진선규(범죄도시)
여우조연상=김소진(더 킹)
청정원단편영화상=곽은미 감독(대자보)
감독상=김현석 감독(아이캔스피크)
남우주연상=송강호(택시운전사)
여우주연상=나문희(아이캔스피크)
최우수작품상=택시운전사

 

사진=SBS ‘제 38회 청룡영화상’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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