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Z인터뷰] ‘역모’ 정해인 “군대보다 더 힘들었어요”

201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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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지금의 저는 ‘역모’ 촬영 때보다 못하고 있는 게 더 많아요”

드라마 ‘도깨비’에서 지은탁(김고은 분)의 첫사랑 ‘태희 오빠’로 얼굴을 알리고 ‘당신이 잠든 사이에’로 스타 반열에 오른 정해인이 영화 ‘역모-반란의 시대’를 통해 남성미를 발산한다. ‘태희 오빠’와는 다른, 때론 부드럽고 때론 거친 조선 최고의 검 ‘김호’를 연기했다.

러닝타임 내내 정해인의 활약은 대단했다.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정해인은 처음부터 끝까지 화려한 액션 기술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모든 것이 데뷔 1년 차 정해인이 이뤄낸 성과다. 어느덧 데뷔 4년 차에 접어든 정해인은 그간 많은 작품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쌓아왔다.

정해인을 최근 제니스뉴스가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소년 같은 외모와는 달리 제니스뉴스가 직접 만난 정해인은 속 깊고 진지한 사람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많이 반성했다. 지금은 ‘더 세련된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역모’ 때보다 못하고 있는 게 많다”고 솔직하게 고백한 정해인. 그와 나눈 이야기를 지금 공개한다.

Q. 스크린 첫 주연이다.
‘역모’를 통해 처음으로 주인공을 했는데, ‘무게감과 책임감이 엄청나다’는 것을 깨달았다. 감독님과 함께 현장 분위기를 끌고 가야 하기 때문에 해야 할 것이 많았다. 저한테는 평생 남을 기억이다.

매일 액션을 했고 매일 밤을 새웠다.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독기를 품고 촬영했고 그 노력이 연기에 나왔다. 진짜 군대보다 힘들었다(웃음). 촬영 끝나고 배우부터 스태프까지 모두 차례대로 병원을 다녔다(웃음).

Q. 데뷔 1년 차에 주연을 맡았다.
정말 감사한 기회다. 감독님께서 굉장한 모험을 하신 거다. 그 당시에는 데뷔 1년밖에 안 됐을 때라 감독님 입장에서는 인지도 없는 신인을 주인공으로 쓰는 게 힘드셨을 거다.

감독님께서 원하신 ‘김호’는 마초적인 이미지다. 제 이미지가 ‘김호’와는 굉장히 반대되는 이미지인데, 나중에 감독님과 이야기를 해보니까 “반전 매력을 보고 캐스팅했다”고 하시더라(웃음).

Q. 실제로 마초적인 성격인가?
저는 마초보다는 무뚝뚝하고, 애교도 없고, 내성적인 성격이다. 반면 호는 외향적이고 적극적이고 쾌활하다. 그렇지만 좌천되면서 캐릭터 성격도 변한다. 내금위 사정에 있을 때는 의젓하고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어 묵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가 의금부 포졸이 되면서 점점 풀어진다. 연기할 때 이 변화에 중점을 뒀다. 내금위 때는 어깨에 힘도 주고 당당하게 다녔는데, 나중에는 넝마를 입고 자유롭게 행동했다.

Q. 영화를 본 후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
일단 제 작품이니까 완성도를 떠나 애착이 강하다. 흥행 여부를 떠나서 소중한 작품이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내가 그 역할을 연기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첫 시사 후 연기적으로 부족한 점이 보이기도 했고, 지금의 저는 ‘역모’ 촬영 당시보다 못하고 있는 게 많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데뷔 1년 차고 연기를 과감하게 시도했는데 지금은 절제하게 된다. 자꾸 저 스스로 세련되게만 하려는 걸 느꼈고, 반성했다.

Q. 육모방망이 하나만 들고 역도들을 무찌르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정말 힘들었다. 싸워야 하는 상대는 칼, 활을 들고 있는데, 나는 방망이 하나만 들고 있어서 정말 무서웠다. 칼을 든 사람을 마주치면 진짜로 위압감이 들어 많이 긴장했다. 신을 준비하면서 다른 배우들과 합도 많이 맞췄고, 촬영 내내 실제로 방망이를 항상 들고 다녔다.

Q. ‘역모’의 액션은 현실감이 살아 있다.
맞다. 감독님이 촬영 당시 저희에게 “우리 영화는 와이어 없다, 화려함도 없다. 진짜를 보여주자”고 말씀하셨다. 실제로도 많이 맞고 많이 때렸다.

당시 손을 다쳐서 꿰매야 했는데, 꿰맬 시간도 없었다. 그냥 천으로 지혈하고 촬영했다. 그래서 영화를 보시면 진짜 피가 나온다. 피 분장이 아니라 제 피부터 액션팀의 피까지 리얼하게 촬영했다.

Q. 김호는 어떤 인물인가?
호는 평범한 포졸이 아니다. 원래는 왕을 보호하던 경호였기 때문에 뛰어난 무술 실력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어영천 5인방이 호와 싸웠을 때 정말 당황했을 것이다.

Q. 포졸치고 너무 잘생겼다.
그것에 대해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수염 없이 가면 너무 소년처럼 나올까 봐 제 수염을 직접 길렀다(웃음).

Q. 2편 가능성이 있을까?
사실 ‘역모’는 감독님이 촬영하신 드라마 ‘무사 백동수’의 프리퀄이라 할 수 있다. ‘무사 백동수’에서 전광렬 선배가 맡으신 역이 김호의 미래 모습이다(웃음).

Q. 만석(이원종 분)이 죽는 신이 인상적이었다.
생생하게 기억난다. 극에서 이원종 선배님이 저한텐 특별한 존재다. 아버지 같은 사람이고, 실제로도 촬영 당시 선배님이 저를 많이 예뻐해 주셨다. 연기적인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울타리 같은 분이었다.

원종 선배님이 죽음을 맞이하실 때 ‘앞으로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데, 이걸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이 김호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제게 부담이었다. 지금도 선배님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

Q. 유독 남자 배우가 많다. 남자끼리만 있는 현장은 어떤가?
오히려 더 편하다(웃음). ‘남자끼리는 운동하고 사우나 가고 친해진다’는 말이 있듯 액션을 하며 부딪히고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다.

Q. 다시 찍으라면 찍을 수 있나?
고생하는 건 괜찮다. 그걸 알아주시고 그것만 한 결과물이 나온다면 하겠다. 흥행성을 떠나서 다들 입 모아서 “고생한 게 보인다”고 말씀해주셨다. 그거면 된다.

Q.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이 있나?
제가 못하는 걸 해보고 싶다. ‘나랑 안 맞는데?’라고 생각하는 역할을 해보면서 스스로 좌절해보고 깨져서 저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싶다. 틀에 갇히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사진=FN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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