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Z인터뷰] '구해줘' 조성하, "초심 잃지 않는 배우 '될지어다'"

2017-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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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성지수 기자] 자신이 맡은 배역의 120% 다하며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데뷔 14년차 배우가 있다. 바로 배우 조성하다.

조성하는 지난 2004년 영화 '미소'로 데뷔해 영화 '황해'에서 폭력조직 보스 태원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KBS2 '왕가네 식구들'에서는 고민중 역으로 국민 사위에 등극하며 대중에게 차츰 얼굴과 이름을 알렸다.

그렇게 조연과 주연을 넘나들며 연기 내공을 쌓아온 그가 지난 24일 종영한 OCN 오리지널 드라마 ‘구해줘’에서 사이비 종교 구선원의 교주 백정기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연기 인생의 꽃을 피웠다. 특히 백발로 탈색까지 하며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압도적인 올화이트 비주얼로 각광받은 꽃중년 배우 조성하와 제니스뉴스가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날 조성하는 백발과 흰색 정장과 거리가 먼 검은색 머리에 캡 모자, 티셔츠 차림의 소탈한 모습이었지만, 그의 목소리와 눈빛엔 여전히 드라마에 대한 짙은 여운이 느껴졌다.

묵직한 존재감이 여전했던 조성하와 함께한 의미 있는 시간을 이 자리에 전한다.

Q. 인생 캐릭터라 불릴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백정기를 만나서 행복했다. 살면서 한번 만날까 말까 하는 인생 캐릭터를 만났는데 성의 없이 연기 할 수는 없었다. 시간과 힘을 들여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줘서 만족스럽다. 주변 지인부터 시청자까지 많이 호응해줘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Q. 백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처음부터 백발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대본을 읽고 나니 백정기 역할은 검정 머리로 하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 고민하던 중에 세월호 사건의 유병언이 떠올랐다. 흰 머리의 유병언이 흰 옷을 입고 설교했던 동영상이 기억나서 외형적으로 참고하게 됐다. 그래서 감독과 작가한테 올화이트로 가겠다고 하니 "너무 좋다. 이렇게 먼저 아이디어 제안을 해줘서 감사하다"며 저의 제의를 받아줬다.

처음 백발로 색깔을 빼기까지 5번의 탈색을 했고, 중간에 머리가 자라면 뿌리 염색까지 해야 했다. 그렇게 반복하다 보니 머리카락을 총 16번 탈색했다. 머리를 감으면 녹고 뜯어지는 상황이었지만, 공 들여 만든 캐릭터가 드라마에서 주요하게 작용한 것 같아 만족스럽다. 백발 머리가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Q. 사람을 홀리는 연기는 어떻게 준비했나.
사이비 교주 연기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종교 집단에 빠진 사람들은 사이비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교주의 가장 편안하고 인자한 모습에서 호감을 느낀다. 그래서 인자한 모습의 사이비 교주를 연기하려고 부담스럽지 않은 눈빛과 중저음 목소리, 말투를 갖추려고 노력했다.

예배를 집도 하는 장면을 연기할 땐 과거의 경험을 차용하거나 관련된 자료들을 많이 참고했다. 기독교인만 이해할 수 있는 성경책의 내용, 목사님의 설교 진행 방법, 화술, 화법들을 많이 찾아봤다. 그리고 어렸을 때 교회에 방문해 목사님한테 빵을 얻어 먹었던 기억을 더듬기도 했다.

Q. 어두운 소재였다.
'구해줘'의 정이도 작가, 김성수 감독은 개인적으로 사이비 종교의 아픔을 겪었던 분들이다. 그분들은 사이비 종교를 직접적, 간접적으로 경험했고, 그 문제들이 하루 아침에 확 풀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에 한번 빠지면 쉽게 못 헤어나오는 사이비의 특성을 길게 늘어지고 답답한 전개로 풀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해결해주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해결 할 수 없는 문제여서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다.

Q. 수위 조절이 필요한 장면은 어떻게 연출했나.
매회마다 있는 폭력신과 스킨십신에는 수위 조절이 필요했다. 특히 상미의 무릎을 만지는 신은 정말 많이 고민했다. 재촬영까지 하면서 터치 수위를 낮추고 높였다. 이 장면을 통해 남자들이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터치 수준하고, 여자들이 느끼는 터치 수준이 상당히 다르다는 걸 배웠다.

여자들은 터치 자체를 혐오스러워하는 반면 남자들은 조금만 만져도 괜찮다는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손만 갖다 대는 모습만으로도 증오심을 유발하니까 수위 깊게 만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닿는 사람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더 중요했지, 손 대는 사람에게 포커스를 맞출 필요는 없었다.

Q. 드라마는 훈훈한 결말로 종영했지만, 백정기는 비극의 결말을 맞이했다.
백정기는 불에 타 죽었다. 저는 계속 살려달라고, 애원했지만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구선원은 없어지고 또 다른 종파가 생겨난다. 아마 이 사회가 사이비 종교 집단을 제거한다 해도 근절되지 않는 현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 같다.

사실 백정기는 지능적이면서 집요한 악역이어서 응징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구선원을 최초로 만들고 사람들을 유혹하면서 나쁜 짓들도 많이 했지만 자꾸 아닌 척 하고, 웃으면서 좋은 말만 하고 다니는 게 가증스러움의 끝판왕이었다.

Q. 같이 호흡을 맞춘 사도들 중 인상 깊었던 배우가 있었나.
다들 연기를 너무 잘했다. 조재윤 씨는 악역으로 멋진 연기를 보여줬고, 또 제 연기에 다 잘 맞춰줬다. 박지영 씨도 욕구를 채우려는 자신의 모습이 악행인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종교관 때문에 미쳐가는 자신을 리얼하게 표현했다.

정해균 씨는 구선원을 통해 생활의 안정과 평화를 찾았다는 착각 속에서 가족을 사지로 몰아간 연기를 펼쳤다. 딸을 사지로 몰아가는 게 문제가 되는걸 알면서도 모른 척 했던 게 쉽지는 않았을 거다. 따로 놀고 있는 생각과 행동을 상식적으로 맞춰가야 해서 아마 심적으로 제일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을 연기로 승화해 표현했다는 게 훌륭했다.

Q. 믿는 종교가 있는지?
저는 살살 불교? 가끔 불교? 불교는 불교인데 잘 모른다. 하하. 그러나 절, 사찰에 가서 풍경을 감상하고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사찰에 종종 찾아가서 산림욕도 하고 걸으면 힐링된다.

Q. 꽃중년의 대표주자였는데, 악역 이미지가 생겼다.
최근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에선 역할의 다양성이 없어서 중년 여배우뿐 아니라 남자 배우들도 설 자리가 많지 않다. 특히 중년 남자 배우들은 한정된 역할만 주어져 배우로서 정체성을 잃고 있다. 반면 저는 '구해줘’ 작품을 통해 이전에 누구도 해보지 않은 백정기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 운이 좋았다. 백정기로 역할의 다양성을 보여준 만큼, 4~50대 배우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저에게도 '구해줘'는 새로운 희망이었다.

Q. 어떤 역할에 도전하고 싶은가.
저는 교주부터, 왕, 대통령, 꽃 거지까지, 정말 다양한 역할을 해봤다. 작품을 선택할 땐 역할을 규정짓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 항상 다양하고 새로운 역할을 통해 보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즐거웠으면 좋겠다. 특히 저는 이제껏 해보지 않았던 역할을 만나면 신세계를 느낀다. 과거에 누가 했던 역할을 하면 배우로써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데뷔 14년차지만 신인 배우로써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연기하고 싶다.

Q. 앞으로 목표는?
배우로서 목표는 하나다. 늘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고 좋은 사람들과 호흡하고 싶다. '어떤 사람으로 살 거야'라는 생각은 벌써 정립됐어야 하는 나이다. 지금은 정말 편안하고 원하는 곳에서 모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요즘 '어떻게 하면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저를 시험에 들게 한다. 그러나 지금이 연기에 대한 갈증이 더 커지는 시기라 한계를 넘어서려고 노력 중이다. 제가 하고 있는 만큼에서 120%하면 되지 않나 싶다. 될지어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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