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Z인터뷰] '품위있는 그녀' 정상훈, 무명에서 첫 주연까지...

2017-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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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성지수 기자] 긴 무명생활을 지나 유행어 ‘양꼬치엔 칭따오’로 1차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정상훈, 이후 JTBC ‘품위있는 그녀’를 통해 2차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배우로서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

정상훈은 지난달 19일 종영한 ‘품위있는 그녀’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 극중 정상훈은 완벽한 우아진(김희선 분)의 내조를 받는 한 집안의 가장이자 딸의 미술 교사인 윤성희(이태임 분)와 사랑에 빠진 철 없는 불륜남 '안재석'을 연기했다. 코믹한 연기부터 진지한 연기까지, 배우로서 폭 넓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던 기회였다.

무엇보다 ‘품위있는 그녀’로 전성기를 누리게 된 정상훈은 스스로를 과시할 수 있었지만, 연기에 대해선 한 없이 겸손하고 진지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그는 “어느 작품이든 마다하지 않고 받아드리는 자세가 엄청난 결과를 가져다 준다”며, 나비효과의 효력을 자신의 삶에 빗대어 설명했다.

그 덕분에 '품위있는 그녀' 종영 후 곧 바로 영화 '로마의 휴일’로 주연으로 컴백했다. 안방극장에서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기며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온전히 만끽하는 정상훈을 제니스뉴스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20년 무명의 설움을 딛고 정상에 오른 정상훈은 한 없이 겸손했고, 또한 유쾌했다. 그와 함께 했던 순간들을 이 자리에 전한다.

Q. ‘품위있는 그녀’로 인기의 정점을 찍었다.
제가 이런 관심을 받아도 될까 싶다. 실시간 검색어로 제 이름이 올라오고, 뉴스 기사 제목에 제 이름이 도배되는 것을 볼 때마다 드라마 인기를 실감했다. 그리고 다른 연예정보 프로그램에서도 개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과거 ’양꼬치엔 칭따오‘로 많은 사랑을 받았었지만 개인 인터뷰는 들어오지 않았다. 이런 인터뷰 자리가 정말 새롭다.

Q. 안재석이 제 2의 인생 캐릭터 아닌가.
안재석 캐릭터가 이렇게 사랑 받을 줄 몰랐다. 제가 미움을 받으면 받았지, 사랑 받을 캐릭터는 아니다. 그래도 안재석을 불륜남으로 손가락 받는 밉상 캐릭터로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접근 방식을 조금 바꿔 약간 멍청해 보이는 리액션을 추가했다. 예를 들면 눈을 깜박거리거나 걸걸하게 먹는 소리를 내는 것처럼 제가 잘하는 코미디를 얹어서 밉상이지만 웃겨 보이도록 했다.

Q. 김희선 씨가 ‘최고의 남자 파트너’라고 지칭했다.
저는 앞으로도, 향후 10년간은 김희선 씨 같은 파트너는 못 만날 것 같다. 김희선 씨와 연기 궁합이 너무 잘 맞았다. 제가 첫 주연을 맡아 긴장했는데 김희선 씨가 먼저 리드해줬다. 그래서 더 빨리 친해졌고 연기 호흡도 잘 맞아 NG없이 촬영이 진행됐다. 오히려 너무 웃어서 NG가 났다. 하하.

김희선 씨는 상대를 굉장히 편안하게 해줬다. 감정신이 다양해 예민할 수 있는데도 스스로 컨트롤을 잘하는 모습을 보고 제가 많이 배웠다,

Q. 영화 '로마의 휴일' 주연을 맡았다.
'품위있는 그녀'와 동시에 찍은 작품이다. 낮에는 '품위있는 그녀'를 찍고, 밤에는 '로마의 휴일'을 찍었다. 드라마와 영화에 주연으로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맞물려서 신기하다. 영화에서 맡은 역할은 거칠지만 순수함을 지닌 삼형제 중 막내로, 안재석과는 또 다른 캐릭터다.

Q. 임창정과 남다른 호흡을 자랑했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임창정 형을 처음 만났다. 형은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 작은 역할에 많은 아이디어와 영감을 줬다. 제 연기를 모니터링 할 때마다 형이 조언해줬던 부분이 맞아 떨어진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정작 본인은 묵묵하고 정적인 모습으로 특유의 코미디를 많이 보여주지 못했지만, 저를 포함한 다른 조연들의 연기를 빛내준 그릇 역할을 해줬다.

더 감사한 건 형이 술만 마시면 "연기 천재", "연기 죽여준다"며, 듣기 좋은 칭찬을 많이 해줬다. 기회가 된다면 형과 함께 코미디 계의 발자취를 남기고 싶다. 형도 코미디 갑이고 저도 코미디 갑이니, 고수들이 서로 만나 코미디계의 획을 긋고 싶다.

Q. 무명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나?
인생의 나비 효과를 많이 믿는 편이다. 지금 제가 하는 말, 행동, 선택들이 결국 후에는 어떤 형태로든 제게 직접 영향을 주거나 다시 되돌아온다. 좋은 날개 짓이든 나쁜 날개 짓이든, 바람이 일으킨 것은 반드시 돌아온다는 걸 직접 경험했다.

무명시절 힘들 때 마다 저의 손을 잡아준 사람들 덕분에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거다. 이 인연은 모두 제가 사람들에게 남긴 자국, 미세한 날개 짓에서 시작됐다. 그러니 어느 관계에서도 진실된 모습을 보일 수 밖에 없다.

Q. 손 내밀어 준 사람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많다. 배우로서 처음 연기에 실망하고 과도기에 빠졌을 때 “대학로로 가볼 생각이 있어?”라며, 손을 뻗어 준 정성화 선배, 대학로에서 10년 넘게 공연만 하고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졌을 때 tvN ‘SNL 코리아’로 이끌어 준 신동엽 형, 그리고 또 다시 방황했을 때 “너 내가 연기자로 키워보겠어”라며, 연기의 꿈을 다시 북돋아 준 황정민 선배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양꼬치엔 칭따오’로 얻은 인기가 식어갈 즈음 조정석 씨가 제게 “형 여행 같이 가지 않을래?”라고 제안했다. 나영석 PD를 설득해서 같이 여행을 다녀오니 김경희 감독님과 인연이 닿아 MBC 드라마 ‘운빨 로맨스’를 찍게 됐다. 김경희 감독과 친분 있는 김윤철 감독님이 제 작품을 보고는 '품위있는 그녀'에 캐스팅 제의를 했다.

이런 것들이 제 인생이다. 무엇이든 운 좋게 바라는 것이 아닌, 매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고 작은 역할부터 소중하게 여기니까 인생에 나비효과가 나타났다.

Q. 10년 후 정상훈이 불러올 나비효과는?
저는 꾸준히 가는 걸 좋아한다. 주변에서는 "너 얼마 못 갈 것 같은데", "더 높은 곳으로 점프를 할 시기 아닌가?"라며, 저에게 충고아닌 조언을 해주는데 저는 지금 이 상태로 꾸준히 갈 것이다. 거북이처럼 느릴지라도 꾸준히 가면 어느 누구보다 더 앞서있지 않을까싶다. 사람들에게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감동을 전하고 싶다.

Q. 앞으로 어떤 작품에 도전하고 싶나?
저는 생계형 배우로서 캐스팅 문의가 오는 즉시, 고민 없이 바로 작품을 선택한다. 물론 주변에서는 "작품을 가려야 할 타이밍이다"라고 많이 그러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한다. 제가 인생을 길게 살지는 않았어도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인생에서 대가를 바라면 얻어 걸리는 것들이 많다. 제가 가지고 있는 많은 능력을 펼치면서 열심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행운을 만날 수 있지 않나 싶다, 제가 ‘품위있는 그녀’를 만난 것 처럼.


사진=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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