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Z인터뷰] '7일의 왕비' 박민영, “목숨을 건 로맨스… 감정의 깊이가 달랐죠”

201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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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경지유 기자] “10년이라고 하긴 뭐 하고, 3년 치 흘릴 눈물은 다 흘린 것 같아요.”

하루도 울지 않은 날이 없고, 또 한 회 내내 운 날도 있었다. 주변에서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것 아니냐’, ‘안과를 가봐야 한다’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할 정도였다.

“저는 채경이가 너무 불쌍했어요. 채경이에 이입하면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려 눈물을 닦느라 힘들 정도였어요”라고 말하며 “’7일의 왕비’ 제목처럼 비극이 정해진 결말이지만, 극 중 짧은 순간순간이나마 채경이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노력했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최근 종영한 KBS2 ‘7일의 왕비’에서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 신채경으로 열연한 배우 박민영을 서울 가로수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차도녀’일 것만 같았던 배우 박민영의 털털하고 솔직한 매력까지 엿볼 수 있었던 유쾌했던 인터뷰를 이 자리에 전한다.

Q. 폭염주의경보가 연일 울리는 쉽지 않은 날씨의 여름 사극이었다.
각오를 단단히 하고 들어갔는데도 그래도 무더웠죠. 촬영 마지막엔 더위를 먹어서 밥을 거의 못 먹었어요. 커피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커피도 못 마시고 이틀동안 물만 먹었어요. 그래서 마지막 회에 슬림한 얼굴로 찍을 수 있어 좋았어요. (웃음)

드라마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배우들끼리 “다음엔 사극으로 만나지 말자”라고 약속하면서 헤어졌어요. 지키지 못할 약속일 수 있어 단언은 못하겠지만, 당분간은 사극 안 할 것 같아요. (웃음)

Q. 기존의 다른 작품과 눈물의 의미가 달랐을 것 같다.
이 작품을 도전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부터 걱정이 많았어요. 그동안의 연기가 ‘소녀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흘리는 눈물’ 정도의 감정이었다면, 이번 촬영은 가족이냐 나라냐, 목숨을 건 로맨스이기 때문에 감정의 깊이가 달랐죠. 제 나름대로 큰 도전이었어요.

또한 처음으로 다뤄지는 실존 인물 단경왕후를 '어떻게 하면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어요. 상대배역 역이(연우진 분)와 운명적인 사랑의 과정과 그 연결고리를 잘 표현하고자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본을 붙들고 있는 시간 자체가 길어지게 됐어요. 드라마 촬영이 거의 생방으로 이뤄지는데 사극이고, 대사가 길다는 건 잘 시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거든요. 하루에 한 시간도 못잤지만, 채경이를 잘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어요.

Q. 한 회도 울지 않은 날이 없다. 감정의 극한을 달리는 신이 많았는데?
감정기복이 워낙 심한 역할이어서 많은 분들이 감정연기에 뭘 떠올리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저는 다른 생각은 안 해요. 오롯이 내 캐릭터와 상황에 집중해요. 그렇지 않으면 눈물이 한 방울도 안 나와요. 평소에 눈물을 안 흘리거든요. (웃음)

연기를 잘하시는 선배들을 보면 특정 부분만 지목해서 “바스트만 갈게요” 이렇게 하시는 분도 많은데, 저는 처음부터 혼자 다시 해야 돼요. 중간 부분을 찍더라도 그 대사 첫 시작부터 혼자 중얼중얼 연기하다가 그 부분이 됐을 때 촬영할 수 있어요. 역이가 불쌍해서 대사 맞춰주기도 했어요. (웃음)

Q. '쇼미더머니'를 패러디 할 만큼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제일 연장자이신 장현성 선배님이 쫑파티 현장에서 ‘쇼미더머니’를 패러디 하며 랩을 하셨을 정도에요. 그리고 저희 촬영장에는 NG가 없었어요. 길고 어려운 대사들이 많았는데도 모두 완벽하게 숙지하고 오셨거든요. 서로 지치지 않게 작업할 수 있는 힘이 됐죠. 특히 상대배우인 연우진 오빠는 찍을 때마다 제 의견을 많이 반영해 주셔서 배려 받으면서 연기한다는 느낌이었어요.

Q. 역사가 스포다. 연기를 풀어내기 어렵지 않았나.
연기할때는 비극적인 결말에 대해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사실 실존 인물의 결말이 비극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픽션 사극으로 결말을 변경해야 할지, 지금처럼 비극으로 가는 게 맞는지에 대해 작가님이 고민을 많이 하신걸로 알고 있어요. 결국 비극이 됐지만 저도 이 결말이 최선의 선택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Q. 다음 작품도 기대 된다. 하고 싶은 역할이 있나.
어두운 역할을 했으니 다음 작품으로는 밝은 역할 해보고 싶어요. 바닥을 굴러다니면서 웃을 수 있는 코믹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아직 본격 로코를 해본 적이 없어서 로코도 생각하고 있고요. 그리고 제가 망가지는 역할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편이거든요. 예쁘게 세팅된 연기보다 내려놓을 수 있는 연기가 더 좋아요. '거침없이 하이킥'이 10년 넘었으니 지금쯤 코믹물을 다시 한번 해도 될 것 같아요.

Q. 흥이 많은 것 같다. 보통 흥을 어떻게 푸나.
집에서 쉴 때 걸그룹 댄스 따라 하기를 좋아해요. 티비에서 음악이 나오면 저도 모르게 일어나서 따라 춰요. 제일 최근에 춘 댄스가 트와이스의 '시그널'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무용을 했어요. 그리고 어린 시절 미국에 가서 수학여행이나 학창시절에 춤을 출 기회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아직까지 걸그룹에 빠져 있나 봐요. (웃음) 아, 기상송으로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 추천해요. 아주 희망차고 프레시해서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요.

Q. 혼술, 혼밥은 좋아하나?
제가 혼술, 혼밥을 못해요. 그 대신 친구나 가족들과 같이 식사하는 걸 좋아해요. ‘카페 드 민영’이라고 미리 예약을 하면 집에서 원하는 메뉴를 만들어 주거든요. 당일 예약도 가능해요. 함께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또 연말 파티도 ‘카페 드 민영’에서 진행해요. 메뉴는 원하는 데로 모두 가능해요. 제가 쿠킹클래스도 다니거든요. 파스타 만드는 젊은 클래스는 이미 마스터했고요. 최근에는 엄마랑 오이김치 담그는 법, 아삭이 고추김치 담그기, 명절 음식 등 한식 클래스 위주로 다니고 있어요. 이쪽이 훨씬 재밌어요. 선생님들도, 수강생 아주머니들도 다 예뻐해 주세요.

Q. 요리를 좋아하고 잘하니, 요리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좋을 것 같다.
예능 좋아하고 할 마음도 있어요. 여행하고 예약하는 것도 좋아해서 ‘꽃보다 할배’같은 프로그램도 좋을 것 같고요. 서빙하고 음식 서브하는 것도 좋아해서 ‘효리네 민박’이나 ‘윤식당’도 재밌을 것 같아요. 제가 또 한국에서는 사람들 시선 신경 쓰고 눈치 보는데, 외국 나가면 성격이 쾌활해지거든요. 그래서 그런 프로그램이라면 더 잘할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7일의 왕비’를 마무리한 소감은?
엄청난 연기 하드 트레이닝을 받은 느낌이에요. 제가 장난으로 작가님께 “연기 수업을 ‘진짜 사나이’처럼 받고 온 것 같아요”라고 얘기 했을 정도에요. 제 연기의 폭을 조금 더 깊게 만들어 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품이에요.


사진=와이트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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