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Z인터뷰] 조진웅, ‘대장 김창수’에 담은 진심

2017-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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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조진웅이 역사 속 위인 백범 김구로 분했다. 조진웅이 영화 ‘대장 김창수’에서 연기한 인물은 김창수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김구의 청년 시절 이름이다. 역사적 사실과 실존 인물이 주는 무게감 때문에 조진웅은 여러 차례 출연을 고사했다.

출연을 결심하고 힘든 작업 환경에 동참에 촬영을 이어갔다. "김구의 알려지지 않은 역사 속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감독의 기획 의도에 함께한 배우들도 뜻을 모았다. 조진웅 역시 “가치 있는 작업이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제니스뉴스와 조진웅이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대장 김창수’ 인터뷰로 만났다. 결정적으로 작품을 선택한 이유, 촬영을 하면서 그가 가졌던 생각 등 그 어느 때보다 애정을 가지고 작업에 임한 조진웅의 소신을 들었다.

“첫 째는 제 감량에 대한 질문을 했어요. 결국 선택할 때는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표현돼야 할 이야기라 생각했고요. 김구 선생님은 엄청난 위인인데, 평범한 사람이 이렇게 될 수 있었구나 했죠. 조금 더 생각해보면 어떤 삶도 소중하지 않은 삶이 없단 생각을 했어요.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어요. 영화에 참여하는 사람으로서 이 이야기에 대한 의미를 느끼고 있고, 그래서 당당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영화 작업 후에 저한테 스스로 ‘수고했어’라고 한 것은 처음이었어요. 매번 영화가 끝나면 ‘최선이었어?’, ‘더 해볼 걸’이란 생각을 하는데요. 지금은 칭찬을 해요”

부담감에 고사했던 출연이지만 조진웅은 “촬영을 시작을 할 때는 부담감을 안고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담감은 작품의 몰입을 방해하기 때문에 최대한 감독과 많은 대화를 통해 해소시켜 나갔다.

“촬영 전에 감독님과 다 정리를 했어요. 털끝 하나라도 서로 의심이 있는 부분이 있으면 진행이 될 수 없어요. 가장 힘든 과정이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었고, 선택 후에는 감내하고 가야해요. 다들 ‘촬영하면서 고생 많았겠다’고 하더라고요. 힘들긴 했지만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후에는 그냥 가는 거였어요. 저는 참여자로서 만족하고요. 영화 자체에 대한 것은 분명 평가가 있겠죠. 좋은 평가가 나오면 다행이에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김구 선생님의 이야기니까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 같아요”

1896년 한 청년이 일본인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다. 비극적인 죽음을 당한 명성황후의 시해범을 맨 손으로 때려 죽이고 스스로 잡혀 들어간 청년의 이름은 김창수. ‘대장 김창수’는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의 강렬한 투쟁 순간이 아닌, 청년 김창수가 감옥 안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김창수를 ‘천하고 평범한 청년’으로 소개한다. 하지만 동학 농민 운동에 가담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 잡겠다는 투지에 혈기 넘치던, 감옥소에서 글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글을 깨우치는 청년이 과연 평범한 것이 맞을까란 의문이 들었다. 이에 조진웅에게 “김창수가 과연 평범한 청년이 맞다고 보나”라는 물음을 던졌다.

“누구나 평범한 사람으로 태어나고 그냥 사람이에요. 김창수가 동학을 만난 것도 처음엔 자기 앞에 할아버지가 무시당하는 게 싫어서였어요. 그러다 외골수를 만나서 사람을 죽이기도 한 거죠. 그렇게 감옥에 가서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감옥에서 글을 가르쳐 주잖아요. 수감자들 입장에선 김창수가 히어로일 수 있지만, 그 무리들과 지내고 있는 김창수의 평범함도 있고요. 말을 편하게 하기 위해 평범한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고요”

감독은 처음부터 조진웅을 주인공으로 염두하고 있었다. 40대 배우가 20대 김창수를 연기해야 함에도 감독은 조진웅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조진웅과 김구의 모습이 비슷하다는 평이 많았다.

“감독님이 저를 생각해주신 건 감사한 일이죠. 체격은 상당히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캐릭터 나이보다 제가 훨씬 많아서 고민했었어요. 20대 배우들이 ‘대장 김창수’를 표현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 했는데요. 20대면 통상적으로 영화를 시작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그런 아이에게 시련을 주면 안 되는 것 같았어요. 나이에 대한 건 은근슬쩍 넘어갔어요(웃음). 감독님이 백범일지는 일부러 읽지 않았으면 하시더라고요. 작업 노트만 봐달라고 하셨어요. 원작이 있는 작품을 할 때도 원작을 찾아보지 않는 편이거든요. 선입견을 가지고 노선을 미리 계획할까봐 그러죠. 작업을 마친 후에 읽어봤어요. 읽어보니 왜 읽지말라고 한 건지 알겠더라고요"

극중 조진웅은 이리 저리 맞고, 한겨울 철도 공사 현장에서 일을 하는 등 체력소모가 필요한 장면들을 많이 만났다. 그가 가장 힘들었던 장면 그리고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무엇일까.

“‘대장 김창수’는 전반적으로 고군분투했던 작업이에요. 어떤 파트가 수월했다고 할 수 없었던 작업이죠. 역사적인 사실이 있잖아요. 그거에 비해선 정말 덜 고생한 거죠. 무겁고 죄송한 심정이 많았어요.

만식이 형과 비빔밥을 먹는 장면이 마음에 들어요. 동화 같은 느낌이 있었어요. 실제로 비빔밥이 정말 맛있었거든요. 소품팀이 정말 정성스럽게 만들어 줬어요. 맛 있어서 한 수푼을 먹고 또 먹고 했어요. 만식이 형은 여유롭게 저를 보고 있었고요. 형이랑 오래 전부터 알던 사이라 촬영이 편했어요. 같이 애드리브도 했고요. 연기 장난을 치는 것도 재밌었어요”

사형집행 장면은 ‘대장 김창수’의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보는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이 장면에서 조진웅이 어떤 감정으로 촬영에 임했을지 궁금했다.

“뭔가 가슴속에 죄송한 마음이 들었어요. 제가 너무 잘 먹고 호강하고 살아서 죄송한 마음이 드는데 또 표현을 잘 해야겠단 생각도 들었고요. 그 말을 어떻게 하셨을까 싶었어요. 그 나이에, 그 상황에 말이 안 나올 것 같았거든요. 대사에 ‘왜놈들! 치워라!’고 윽박을 지르도록 표현돼 있었는데 부끄러워서 안 나오더라고요. 그러면서 김구 선생님은 죽기 직전에 ‘똑똑히 기억해라. 역사가 될 거다’라고 하셨어요.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나 생각하면서 찍었어요. 그 장면이 끝나고 나서 감독님이 수고했다고 해주셨어요”

조진웅은 모교인 경성대학교에 방문해 강연을 하는가 하면, 소속사 식구들과 함께 기부나 봉사활동 등의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공식행사 자리에 세월호 사고에 대한 추모의 의미를 지닌 노란리본을 달고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조진웅은 “김창수처럼 누군가의 영웅이 되고 싶은가”라는 물음에 “전혀 없다”며 말을 이어갔다.

“노란 리본을 하는 이유는 ‘나는 잊지 않을 것이다’라는 의미예요. 제 차와 스케줄 이동차에도 달아 놨고요. 그건 소신인 것 같아요. 작품도 그렇게 소신을 가지고 할 거고요. 앞으로 살면서 더 많은 일들이 있을 텐데 당당하게 비굴하지 않았으면 해요. 추석 때도 변명하거나 비겁하지 않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빌었거든요. ‘대장 김창수’를 하면서도 그런 기분을 많이 느꼈고요”


사진=키위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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