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Z인터뷰] '도깨비' 최리 ① "김은숙 작가 '잘 했어' 한 마디, 아직 잊지 못해요"

2017-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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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안하나 기자] 우리나라 속담 중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말이 있다. 바로 신인배우 최리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최리는 지난해 그야말로 혜성처럼 충무로에 나타났다. 그가 평단과 대중의 주목을 받은 것은 영화 단 한 작품이었다. 그전까지 학생 신분이었던 그는 영화 ‘귀향’(2015)에서 은경 역을 연기해 인상을 남겼다. 당시 최리는 위안부 피해 소녀들을 기리는 은경 역으로 분해 섬세하고 묵직한 연기를 선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 최리의 모습은 더는 찾아볼 수 없다. 최리는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사촌 김고은(지은탁 역)을 괴롭히는 사촌 언니로 등장해 전혀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한동안 등장을 않다 최근 구치소에서 출소하는 모습으로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의 등장에도 그는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도깨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잡았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고 했다. 하지만 최리의 변신은 이쯤 되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유죄다. 작품마다 눈빛부터 전혀 다른 사람이 돼 있는 그를 볼 때마다 소름이 돋으면서도 놀라움을 자아낸다.

카멜레온 같은 매력을 소유한 최리를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제니스뉴스 사옥에서 화보 촬영으로 만났다. 촬영 후 마주한 최리는 ‘귀향’, ‘도깨비’의 모습도 아닌 풋풋하고 사랑스러움 가득한 20대 소녀의 모습이었다. 이에 ‘얼마나 많은 얼굴을 소유하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인터뷰 전 화보 촬영 분위기를 묻자 그는 “처음 화보 촬영을 해본다. 너무 기쁘다”라며 연신 환하게 미소 지었다. 그러나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 연기에 대한 생각 등을 묻자 그 누구보다도 똑 부러지게 생각을 밝히는 당찬 배우였다.

배우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저는 배우라는 삶을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저 한국무용을 열심히 하는 여고생에 불과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캐스팅 제의를 받았어요. ‘귀향’ 조정래 감독이었죠. 감독님께서 "내가 딱 찾던 캐릭터다. 연기 한번 같이 해보자"라고 제안해 주셨어요. 감사했지만 쉽게 감독님의 제안을 받아드리지 못했어요. 배우라는 직업을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전문적으로 배우지도 않았기 때문에요.

그러다 어느 날 꿈에 위안부 할머니들이 나타났어요. 다음날 일어났는데 몸이 너무 무거웠어요. 그 순간 ‘이건 내가 ‘귀향’을 내가 하라는 신의 계시인 것 같다’고 생각해 감독님께 연락했어요. 다행히 감독님이 믿고 기다려주셨고 함께 하게 됐어요.

영화 ‘귀향’에서 무녀 은경 역으로 등장했다. 무녀라는 역할을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준비했나.
은경 역을 제안받고 시나리오를 끝까지 읽어봤어요. 읽고 난 뒤 가슴이 매우 아팠고, 잘 표현해야 할 것 같은 책임감이 생겨 심리적으로 압박감도 많이 받았어요. 그래도 어렵게 출연을 결정한 만큼 작품에 민폐를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위안부와 관련된 서적을 찾아 읽기 시작했어요. 읽으면서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고, 속상한 마음에 눈물도 많이 흘렸어요.

또 이번 작품으로 인해 나눔의 집도 처음으로 방문하고, 부모님과 살던 집에서 나와 따로 살기 시작했어요. 초반에는 그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에 했던 행동들이 나중에는 쓸쓸함과 외로움으로 다가와서 해어 나오기 쉽지 않았어요.

육체적인 것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큰 상처를 받았을 것 같다. 영화 촬영이 끝난 뒤 따로 치료를 받은 것이 있나?
처음 해보는 장르의 영화였기 때문에 무서웠고,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촬영이 끝난 뒤에는 정신과 선생님과 상담을 받았고, 심리치료도 꽤 오래 받았어요. 이제는 걱정 안 하셔도 돼요. 그때 치료 잘 받고 지금은 활달한 최리로 돌아왔으니깐요.(미소)

어렵고 힘들게 찍었던 만큼 ‘귀향’은 잊을 수 없는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
영화를 찍는 동안은 힘들었지만 끝날 때는 행복했어요. 솔직히 저예산 영화다 보니 끝까지 촬영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많았어요. 감독님께서도 10년 넘게 준비해 오셨는데 중간에 허무하게 제작이 무산된다면 속상할 것 같았고요. 다행히 아무런 문제 없이 마무리할 수 있어 좋았고, 관객들에게 큰 사랑까지 받아 정말 기뻐요”

최근에는 ‘귀향’ 속 은경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도깨비’에 합류해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데.
이미지 변신을 하려고 전혀 다른 캐릭터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어요. 공교롭게 선택한 캐릭터가 이미지가 전혀 달라서... 실제로 영화를 본 사람들이 ‘귀향’ 은경이와 ‘도깨비’ 경미가 같은 인물이라고 상상하지 못하시더라고요. 신기했어요.

‘도깨비’에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오디션 보고 합류했어요. 사실 ‘도깨비’에 출연하기로 결정 났을 때 걱정 많았어요. 김은숙 작가님 작품인 것은 물론, 공유, 이동욱, 김고은 선배까지 이름만 들어도 ‘헉’ 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대선배들과의 작업이었기 때문에 준비를 잘해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캐릭터랑 맞게 손동작도 많이 하고, 새침한 표정도 많이 지어 보였어요. 다행히 많이 부족했는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아무래도 모든 배우가 선배였기에 잘 챙겨줬을 것 같은데.
정말 선배들 덕분에 ‘도깨비’ 촬영을 수월하게 끝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사실 첫 촬영 때 긴장을 많이 했어요. 그 모습을 본 김고은 선배가 ‘너 잘했어’라고 먼저 말을 건네주셨어요. 그 순간 저도 모르는 안도감이 생기면서 이후부터는 편하게 연기했어요. 지금은 시종일관 웃으면서 편안하게 촬영하고 있어요. 공유 선배, 이동욱 선배도 잘 챙겨주셨는데 함께 붙는 장면이 많이 없어 조금 아쉬워요.(미소)

김은숙 작가와의 만남도 궁금한데.
김은숙 작가님께서 제가 연기 한 모습을 보더니 ‘너 잘 했어 마음에 들어’라고 한마디 해주셨어요. 한마디 했을 뿐인데 아직도 감격스러워 잊지 못하고 있어요.

2016년을 누구보다 뜨겁게 보냈다. 배우 최리에게 어떻게 기억될까?
살아가면서 2016년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제가 배우라는 이름으로 데뷔했고, 영화 ‘귀향을’ 통해 관객들을 만났으니 깐요. 지금은 ‘도깨비’를 통해 대중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날이 어디 있겠어요. 요즘은 하루하루 선물 같다고 생각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된다. 대중들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올해는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대중들을 만나고 싶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기보다 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멋진 모습으로 돌아올 최리 기대해 주세요.(미소)

▶ 2편에 계속


기획 진행: 소경화 기자 real_1216@
포토: 김다운 포토그래퍼
영상촬영, 편집: 신승준 기자 ssj21000@
의상: KUKSO KOO, 넘버원캣츠
슈즈: 아크로밧, 데일라잇뉴욕
액세서리 : KUKSO KOO, 넘버원캣츠
가방 : 모더니크
렌즈 : 렌즈디바
헤어 : 바이라뷰티 오현미 원장
메이크업 : 바이라뷰티 은설희 실장
사진=제니스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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